스즈키의 첫 전기차, e 비타라 공개
스즈키가 드디어 전기차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스즈키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e 비타라를 발표하면서 첫 번째 대량 생산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2025년 봄, 인도의 스즈키 모터 구자라트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판매는 2025년 여름에 유럽, 인도,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시작될 계획이다. 스즈키가 그동안 내연기관 차량에 주력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전기차 발표는 대단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e 비타라는 스즈키의 첫 글로벌 전략 전기차 모델로, 회사의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e 비타라는 자동차 엑스포와 일본 모빌리티 쇼에서 선보인 콘셉트 모델 eVX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감성적인 다목적 크루저(Emotional Versatile Cruiser)"라는 콘셉트를 표방하며, 첨단 기술과 강인한 이미지를 조화시킨 디자인을 선보인다. 주행의 기동성과 날카로운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는 BEV 파워트레인, 오프로드 기능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전기 4WD 시스템 ALLGRIP-e, BEV 전용 플랫폼 HEARTECT-e가 특징이다.
성능 및 디자인
e 비타라는 2륜과 4륜 구동 구성으로 제공되며, 49kWh와 61kWh 배터리 옵션을 제공한다. 아직 구체적인 주행 거리 및 성능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49kWh 2륜 모델은 약 322km의 주행 거리를, 61kWh 모델은 약 402km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륜 구동 버전은 듀얼 모터 시스템의 추가 무게로 인해 주행 거리가 약간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디자인 면에서는 "하이테크 & 어드벤처"라는 테마를 내세우며 전기차의 첨단 느낌과 SUV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외관은 대형 타이어와 긴 휠베이스로 두드러지며, 내부는 고급스러운 장비와 강인한 패널, 중앙 콘솔로 무장한 모습이다. 이는 자동차가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첨단이라고 해서 성능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시장에서의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다.
기술적 혁신과 문제점
눈에 띄는 점은 파워트레인이다. e 비타라의 파워트레인은 모터와 인버터를 통합한 고효율 eAxle을 포함하고 있고,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리튬 철-인산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들은 초기 가속 시의 빠른 반응성과 고속 주행 시의 날카로운 가속력을 구현한다. ALLGRIP-e 시스템은 스즈키의 4륜 구동 기술을 전기차에 적용하여, 프론트와 리어에 독립된 eAxle을 탑재해 강력한 성능과 정밀한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여기서 스즈키가 놓친 점은 바로 배터리의 크기다. 주행 거리 연장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채우기엔 부족함이 있다. 물론 이 차량이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감안한다면 더 큰 배터리와 더 긴 주행 거리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다른 경쟁사들이 이미 긴 주행 거리를 자랑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스즈키 역시 이 부분에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